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수도 런던은 세계 금융의 허브로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안전한 피난처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번 브렉시트 결정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자금이 아시아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컨설팅 기업인 CBRE그룹은 영국에서 빠져나온 펀드 자금이 아시아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CBRE의 헨리 첸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연구 책임자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금이 안전한 장소와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를 찾고 있다”며 “성숙한 선진 시장이 다시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 과잉과 비싼 가격이라는 역풍에 휩쓸리고 있는 싱가포르나 홍콩, 호주의 부동산에 안전한 자산을 추구하는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이들 국가와 함께 일본도 반사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등 전 세계가 일본을 안전한 도피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종합부동산 JLL 일본 법인의 아카기 다케시 리서치 사업부문장은 일본을 유망한 지역으로 꼽으면서 유럽으로 투자하려던 아시아 자금이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일본은 상대적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 과잉인 런던 중심부의 주도로 세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향후 1년 안에 10% 가량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유럽 부동산 시장, 특히 런던에서 발을 빼면서 이같은 현상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리스 아이얼랜드 JLL 영국 법인장은 “투자 심리는 한층 더 악화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자금 흐름은 침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CBRE와 JLL은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짐으로써 영국 부동산에 대한 매력도는 올라갈 것이라는 견해도 나타냈다. 런던 대형 부동산 업체 덱스터스는 지난 24일 영국 국민투표 당일에만 런던에서 수십건의 부동산을 거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