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일 하반기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이같이 내다봤다. 브렉시트 투표가 예상과 달리 ‘가결’되며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주요 변수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탈퇴’쪽으로 기울자 하루 동안 30원 가까이 급등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하락세로 반전하며 4~5일 만에 브렉시트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흐름이다.
이에 대해 선 연구원은 “애초 9월로 예상됐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브렉시트 가결로 연내 어려워졌다”며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서둘러 통화정책 공조 의사를 보인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이슈들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제지표가 좋지 않을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원·달러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직접적으로 환율의 큰 흐름을 돌려놓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요동치는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100원에서 12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선 연구원은 “원·달러의 방향 자체는 현재보다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에 순간적으로 1200원대까지 튀어오를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화와 유로화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파운드화는 영국이 불확실성을 보임에 따라 당연히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데다. 최근 마크 카니 BOE(영란은행) 총재의 통화완화 가능성 언급에 따라 하방 압력이 커진 상태다. 유로화도 영국의 이탈로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엔화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선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통화 완화를 위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지만, 아베노믹스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브렉시트 이후 BOJ(일본은행)가 꺼낼 카드가 만만치 않은 점은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