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산하 사진공유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이 경쟁사 스냅챗의 일부 기능을 그대로 복사해놓은 듯한 기능을 추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24시간 포스팅되는 동영상과 사진을 모아 유저끼리 공유할 수 있는 기능 ‘스토리스(Stories)’를 내놨는데, 출시 직후 모방 논란이 불거졌다. 서비스의 특징도 유사한데다 서비스명도 ‘스토리스’로 똑같기 때문.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스는 사용자들이 ‘스토리’라는 특정 공간에 사진과 영상을 저장하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으며 이렇게 공유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24시간 이후에 저절로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공유된 사진과 영상을 전체 공개할 수도, 특정인들끼리만 공유할 수도 있다. 스냅챗은 이미 비슷한 방식인 ‘스토리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CNN머니와 포춘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스 기능 출시에 대해 “또 베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춘은 페이스북의 스토리스에 대해 “페이스북의 스냅챗 따라하기 최신 시도”라고 평가했다.
페이스북의 스냅챗 표절 논란의 시작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12월 페이스북이 야심 차게 내놓은 기능 ‘콕 찔러보기(Poke)’는 스냅챗의 기능과 똑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스냅챗은 발신인이 보낸 메시지를 상대방이 확인하면 바로 삭제되는 특징이 있다. ‘콕 찔러보기’도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면 사라지는 기능이었다. ‘베끼기’ 논란이 커지자 이듬해인 2013년 11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스냅챗 인수를 시도했다. 인수 제안가는 30억 달러로 알려졌으나 에반 스피겔 스냅챗 CEO는 페이스북의 제안을 거절했다. 퇴짜를 맞은 페이스북은 그 이후로도 스냅챗 모방을 계속했다. 2014년 6월에는 아예 스냅챗과 유사한 SNS앱 ‘슬링샷’을 내놨다. 하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자 출시 1년 반 만에 해당 앱 서비스를 종료했다. 페이스북 상에서 메시지 및 포스팅한 사진이나 글이 사라지는 서비스를 추가한 것은 물론이며 사진 편집기능을 추가한 것도 스냅챗을 따라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올해 3월에는 ‘얼굴 바꾸기’기능을 비롯해 여러 가지 필터 효과를 제공하는 카메라 앱 ‘MSQRD’를 인수했다. MSQRD 인수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2월 스냅챗이 내놓은 ‘얼굴 바꾸기’등 사진 편집 기능을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페이스북이 이처럼 스냅챗의 대표 기능으로 불리는 ‘사라지기’에 집착하는 것은 그만큼 이용자들의 접속 횟수와 공유 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일정 시간 이후 사라지게 되면 이용자들은 공유를 위해 그리고 해당 콘텐츠를 확인하려고 앱에 더 많이 접속해야 한다.
이번 스토리스의 스냅챗 표절 논란에 대해 페이스북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CE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동영상과 사진이 사라지는 기능은 대중적인 기능이며 다른 업체들도 이 같은 기능을 대중화한다는 데 긍정적인 좋은 평판을 들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인스타그램의 일일 사용자는 3억명이며 스냅챗은 1억50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