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거대한 인사태풍이 몰아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르면 오는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어 신한카드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다.
신한금융은 통상 계열사 CEO 임기 만료 1주일 전에 자경위를 진행한다. 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6인 이내로 구성된다. 자경위를 통해 CEO가 결정되면 해당 계열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절차를 걸쳐 최종 선임한다.
2013년부터 신한카드를 이끈 위성호 사장은 오는 26일 임기가 만료된다. 위 사장은 지난해 임기가 1년 더 연장됐다.
신한카드 CEO 인사는 신한금융 후계구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는 신한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한 회장(만 68세)은 연임할 수 없다.
위 사장이 연임될 경우 차기 회장을 둘러싼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2강 구도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조 행장의 임기는 한 회장과 마찬가지로 내년 3월까지다.
신한카드는 올 하반기 금융권 인사 시즌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위 사장에 이어 금융권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까지 모두 10명의 금융권 CEO가 임기를 마친다.
구체적으로는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9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9월)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11월)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11월) △권선주 기업은행장(12월) △이광구 우리은행장(12월)이 올해 임기가 끝난다.
내년에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1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3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3월) △조용병 신한은행장(3월)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대다수 금융공기업 CEO는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의 제청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경제 관료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몇몇 기관은 CEO 연임 가능성이 나오지만, 대부분 새로운 인물이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사는 기업은행장이다. 권 행장은 기업은행 최초의 여성 은행장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인사다.
권 행장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취임 이후 2년 연속 순이익 1조 원 달성 등 성과는 강점으로 지목된다. 다만 기업은행장의 연임 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기업은행은 조준희 전 행장에 이어 권 행장까지 내부 출신인 만큼 차기 은행장도 내부 승진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슈가 은행장 인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행장은 2014년 12월 취임 당시 민영화 의지를 드러내며 3년의 임기를 ‘2+1년’으로 줄였다.
이 행장이 적극적인 해외 기업설명회(IR) 등으로 주가를 부양하고, 최근 매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낸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 정부 지분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은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