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정 권고 안 먹히는 은행직원 특혜대출...대부분 은행 금리 더 낮춰

입력 2016-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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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ㆍ하나 이외 대출금리 지난해 보다 인하 ... 산업은행 2.39% 가장 낮아

은행 임직원에 대한 대출 금리 특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일반고객과 동일한 대출조건을 적용토록 은행에 권고했지만 오히려 대출 금리를 더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9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별 임직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일반자금 대출 금리가 지난해보다 적게는 0.08%포인트에서 많게는 0.34%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 임직원 대출 현황을 보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5곳에 모두 지난해보다 금리를 낮췄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은 한 곳도 빠짐없이 금리를 인하했다.

임직원 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산업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2.39%로 나타났다. 이는 2.65%였던 작년과 비교해 0.26%포인트 내린 것이다. 산업은행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은행의 임직원 대출 특혜가 논란이 되었음에도 2012년 3.98%, 2013년 3.57%, 2014년 3.33%, 2015년 2.65%, 올해 6월 말 기준 2.39%로 계속해서 금리를 낮춰왔다. 임직원 대출 특혜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자 1% 초저금리 대출 상품을 없앴을 뿐이다.

지방은행을 제외할 경우 산업은행 다음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은 기업은행과 SC은행이다. 이들 은행의 올해 임직원 대출 금리는 2.92%다. 지난해 대비 기업은행은 0.13%포인트, SC은행은 0.03%포인트 금리를 각각 낮췄다. 두 은행 역시 5년간 금리를 한 차례도 빠짐없이 내렸다.

시중은행의 일반인 대출 금리가 신용등급에 따라 4~9%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 임직원 대출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금융당국의 권고를 무시할 수 있었던 건 임직원 대출 관련 감독규정을 바꾼 보험사 등과 달리 은행에 대해선 해당 규제를 강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영주 의원은 “은행들이 임직원 대출 특혜 관행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금리를 낮추며 국회와 금융당국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이런 특혜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직접 규제에 나서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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