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환율쇼크’로 나 떨고 있니?… 수출 기반 제조기업 가격 경쟁력 감소 우려

입력 2016-08-10 17:26 수정 2016-08-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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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0원 하락은 수천억 손실

환율 쇼크에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의 환차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1100원 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1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1095.4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수출이 주를 이루는 제조기업들은 이번 환율 쇼크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기업은 환율이 100원 떨어질 때마다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손실로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2월 25일 장중 최고 1241원을 기록한 반면 현재 1100원 선 붕괴로 140원 넘게 차이가 난다.

우선 제조업 기반의 전자업계는 환율 쇼크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3000억 원가량의 환차손을 봤으며, SK하이닉스 역시 10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국내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해도 원화가 엔화보다 약세를 유지하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환율 쇼크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LG화학은 해외에서 받아야 될 달러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SK이노베이션 역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도 가격 경쟁력 하락이 수주에도 불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해외수주 가뭄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는 민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부분 비용 거래가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는 해운업계 역시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원화 표시 매출 감소와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수익성은 하락하는 반면 외화부채의 원화표시 금액 감소로 환산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환율 변동에 민감하지 않거나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이는 업계도 있다. 수출 비중이 상당히 높지만 환 헤지(환율 고정)를 해놓아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조선업계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철강업계와 항공업계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반기는 분위기다. 석탄, 철광석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강업계에 환율 하락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업종 특성상 외화 빚이 많은 항공업계는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이 줄어 수익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원화 강세로 해외로 나가는 여행수요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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