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여름 주택용 전기요금 한시 인하 대책으로 누진제의 기존 6단계는 유지하되 구간의 폭을 단계별로 50㎾h씩 더 높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기존보다 단계별로 50kwh씩 더 써야 다음 단계 요금을 적용 받도록 해 요금 부담을 줄이는 구조다. 이로써 각 가정마다 한 달 25시간 정도 에어컨을 더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월 500㎾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1만7850원을 아끼게 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7~9월 전기요금 누진제는 1단계의 경우 100㎾h 이하에서 150㎾h 이하로, 2단계는 101~200㎾h에서 151~250㎾h 등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된다. 이렇게 되면 2200만 가구가 20% 가까운 요금 감면 혜택을 보게 된다.
단계별로 늘어난 50㎾h는 각 가정에서 한 달에 25시간가량 더 에어컨(스탠드형 1.8㎾ 규모)을 쓸 수 있는 양이다. 각 가구마다 사용하는 전력량이 다르기 때문에 가구별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평균적으로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가정은 가능하다.
한 가구가 한 달에 200kWh를 쓰면 기존에는 1만9750원을 냈지만, 올해는 1만6320만 내면 된다.월 400㎾를 쓴다고 가정해보면 요금이 기존 6만9360원에서 5만8365원으로 낮아져 1만995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가구일수록 혜택은 늘어난다. 월 500㎾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11만4580원에서 9만6730원으로 전기요금이 줄어들어 1만7850원을 아끼게 된다. 600㎾ 사용 가구의 절약폭은 3만2440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구는 7∼9월까지 3개월 혜택을 모두 받게 되면 10만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올해는 단계별로 조정해 골고루 형평성을 맞추려고 노력했다”면서 “전 단계의 구간을 늘렸기 때문에 부자감세라는 비판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월 366㎾h를 쓰는 평균적인 4인 도시 가구를 주 대상으로 현행 6단계인 주택용 누진제 체계 가운데 3단계(201~300㎾)와 4단계(301~400㎾)를 통합해 3단계 요금을 적용했다. 5단계(401~500㎾), 6단계(501㎾ 이상) 구간의 소비자도 계단식으로 이뤄지는 요금계산 구조 때문에 어느 정도 전기요금 경감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703만 가구가 1300억 원의 전기요금 경감 효과를 얻게 됐다. 월 366㎾h를 쓰는 가구의 경우 월평균 8368원의 요금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주택용 전기요금 납부액은 7월 6143억 원, 8월 8857억 원, 9월 6612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