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연말까지 휴대전화 다단계 유통망 사업을 접는다. 향후 경쟁사들의 다단계 판매에 어떤 영향을 끼치질 귀추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다단계를 통한 휴대전화 판매량이 120건으로 1월 2300건의 2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3일 밝혔다. SK텔레콤의 월평균 휴대전화 판매량 80만건의 0.00015% 수준으로 연말까지 '0'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2000년 시작된 이동통신서비스 다단계 판매는 판매업자에게 속한 판매원이 특정인을 자신의 하위 판매원으로 가입하도록 모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합법적인 영업방식이지만 소수 관리자 그룹이 이익을 독점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이통시장 정보가 부족한 노인에게 구형 단말과 고가요금제, 결합상품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유통망 전수 조사를 통해 다단계 판매원을 두고 영업하는 대리점과는 거래를 중단했다. 동시에 다단계 업체와 별도의 계약을 맺은 대리점에 대해서는 다단계 포기를 유도했다.
앞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7월 최고경영진 회의에서 “다단계 영업을 자사 유통망에서 퇴출하겠다”며 ‘다단계 제로화’ 방침을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부 다단계 업체가 판매원에게 과도한 실적 부담을 주고, 고가요금제, 단말기 판매를 강요하는 등 폐해가 있을 수 있다”며 “다단계 영업 구조상 관련 법 규정에 맞춰 영업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해 퇴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통신 다단계 영업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이통사 임원들이 증인으로 채택됐고, 다단계 업체의 통신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법개정안도 추진되고 있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다단계 판매 유통망을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에 지금까지 가입한 고객 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55만3000명이며, 이통사별로는 LG유플러스가 43만5000명, KT 6만6000명, SK텔레콤 5만2000명이다.
SK텔레콤의 다단계 시장 철수로 경쟁사들의 다단계 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다단계 판매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잘못하고 있는 점이 없지 않아 있다”고 밝힌 후 “논란 때문에 (다단계를) 접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개선하고 그 후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