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해상연합노동조합이 3일 경남 통영 욕지도 남쪽 약 40㎞ 지점에 정박한 한진 소속 화물선 2척에서 해상시위를 벌였다.
회사가 지난달 1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한 달 넘게 바다 위를 떠도는 선원들은 갑판에 서서 ‘고용원 보장하라, 정부는 한진해운 지원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는 5300TEU급 한국 선적 컨테이너선 파리호·18만 톤급 파나마 선적 벌크선 리자오호가 참여했다. 컨테이너 상자와 석탄·철광석을 싣고 북미-극동아시아 또는 호주-중국을 오갔던 이들 선박은 최소 승선원 14명씩만 태운 채 수송 정상화를 기다리며 정처 없이 표류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같은 시각 전남 신안 흑산도 먼바다 등 공해상에 대기 중인 한진 소속 롱비치호·텐진호·로테르담호·함부르크호 등에서도 선원들의 해상시위가 벌어졌다.
법정관리 개시 한 달을 맞은 지난 1일 기준으로 한진해운이 선원관리를 책임지는 선박은 모두 58척이다. 이 가운데 36척은 공해에 정박 중이고, 4척은 입·출항이 거부됐으며 18척만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에서 “해운에 무지한 정책당국자들의 의사 행위와 한진해운 대주주의 책임회피로 한국 해운업이 위기를 맞았다”며 “세계를 무대로 물류를 옮겨야 할 선박들이 무기한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해운 회생을 위한 정부 지원과 선원 고용권 보장을 촉구한다. 이번 사태 책임자를 엄벌에 처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