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과 관세청이 일반적인 세입실적을 ‘지하경제 양성화’ 실적으로 둔갑시켜 성과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화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숫자를 끼워 맞춘 것인데,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실효성 확보를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 등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능적 역외탈세, 대기업·대재산가 변칙적 탈루 등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으로 최근 3년간(2013~2015년) 27조4493억 원의 세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약가계부에서 제시한 5년간(2013~2107년) 양성화 목표액 18조 원을 이미 넘어선 금액이다.
그러나 양성화 세입실적의 40%에 해당하는 10조8651억 원이 실제로는 단순 체납정리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이전 정부에서 있었던 2012년 양성화 세수 5조4762억 원까지 제외하면 현 정부에서 진행한 국세청의 지하경제 양성화 실적은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11조1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관세청의 사정도 비슷했다. 관세청이 공개한 지하경제 양성화 실적에 의하면 연도별 양성화 실적은 목표치보다 110%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 단속활동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목표액(2조9120억 원)보다 3880억 원 많은 3조3000억 원을 확보, 과세당국의 세정노력 강화로 세원 투명성을 제고하고, 지하경제 양성화를 달성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 중 30%가 넘는 1조2000억 원가량이 관세 과다환급을 적발해 걷은 세수로, 지하경제 양성화와는 사실상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세무당국이 지하경제 양성화 성과를 과장해 발표하는 데는 정부가 제시한 목표금액이 지나치게 높은 탓이란 비판이 적지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정부가 무리하게 지하경제 양성화 목표금액을 제시하면서 세무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면서 “목표 달성에 연연하기보다는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추징을 위한 전담조직을 마련하는 등 실효성 있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