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가 4차 산업혁명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과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IT를 기반으로 한 3차에 이어 빅데이터와 로봇, 인공지능(AI) 등과 더불어 3D 프린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3D 프린터는 제조업의 거의 모든 것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제품 생산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소재도 더 발전돼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3D 프린터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장이 없는 개인들도 집에 컴퓨터와 3D 프린터만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제품 설계도를 내려받아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개인 공장 시대가 열린다. 지난 6월 타계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저서 ‘부의 미래’에서 “3D 프린터를 통해 개인이 스스로 사용하거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 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슈머(Prosumer)’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용 범위가 매우 다양한 것도 3D 프린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제조업은 물론 건설과 우주개발 의료 물류 식품 등 거의 전 산업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로 지어진 오피스 건물이 공개됐다. 이 건물은 재료 제작에 17일, 설치에 2일이 걸렸으며 비용은 약 14만 달러(약 1억5470만 원)가 들었다. 두바이 정부는 “3D 프린터로 공기를 기존 건축방법보다 50~70%, 인건비를 50~80% 각각 줄일 수 있다”며 “우리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건물의 25%를 3D 프린터로 세우는 등 이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오는 2030년까지 3D 프린터와 로봇을 활용해 달에 기지를 세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기지 건설 자재를 옮기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예 달에서 3D 프린터로 자재를 생산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포드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은 대량생산에는 문제가 있는 3D 프린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포드는 구글 알파벳이 투자한 초고속 3D 프린터 스타트업 카본3D의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카본3D는 이전 프린터가 제품 생산에 12시간 걸리던 것을 40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E는 “오는 2020년까지 최대 20만 개의 항공기용 연료노즐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GE는 지난달 초 14억 달러를 들여 스웨덴의 아르캠과 독일의 SLM솔루션스그룹 등 유럽 3D 프린터 기술업체 두 곳을 인수했다. 아르캠은 전자빔으로 금속가루를 녹이고 나서 고체로 형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LM도 금속 3D 프린터에 특화된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