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장기 파업에 따른 누적 손실액이 역대 최대인 3조 원에 육박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빚고 있다. 7·8월 국내와 해외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노조가 24차례 파업을 이어가면서 9월 내수 판매가 1년 전보다 20%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현대차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에 따른 판매 절벽과 장기 파업이 맞물리면서 7월부터 3개월 연속 내수시장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번 현대차의 고전은 파업으로 인한 국내공장 생산 차질과 주력 모델 노후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내수시장 점유율은 7월 36.7%에서 8월 33.8%로 하락하는 등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파업 등의 여파로 지난해보다 14.9% 감소했다. 파업과 특근 거부가 이어지며 생산 차질을 겪자, 국내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는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생산 차질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까지 13만1851대의 생산 차질과 2조9000억 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1차 협력업체 380개사 역시 1조30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 노조는 4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이번 주 파업을 중단하고 6~7일 울산시청과 고용노동부에서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 최근 국민 여론 악화와 정부의 긴급조정권 검토로 수세에 몰리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1만4078대로 14.1% 감소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9일 임금협상을 타결했으나, 8월부터 이어졌던 노조 파업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의 유럽 수출 확대에 힘입어 22.2% 증가한 4133대를 수출, 6개월 연속 4000대 이상 수출을 이어갔다. 그러나 내수 판매는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어든 8011대를 기록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SM6의 판매 호조와 함께 QM6의 신차 효과로 재미를 봤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총 9222대를 팔며 39.6% 급증했다. 지난달과 견줄 때도 판매량은 19.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