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업계가 자동차금융시장 경쟁 격화 등 영업환경 변화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부동의 1위인 현대캐피탈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 위기에 직면했고, 전업 캐피털사인 아주캐피탈은 은행 계열 캐피털사에 역전당했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총채권(자동차·개인·기업금융) 기준 시장점유율은 올해 6월 기준으로 22.5%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이 2년 전 25.7%에서 3%포인트 이상 줄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캡티브사(Captive·전속 캐피털사)로, 해당 할부금융시장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다. 캡티브사는 완성차업체에서 영업 지원과 약정된 금리 마진을 보장받기 때문에 무이자나 저리 할부 상품 취급으로 시장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금융, 기업금융, 개인금융 등 전체 시장 점유율은 떨어진 셈이다.
전업 캐피털사의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지난 2년 사이 시장 점유율이 5.8%에서 4.7%로 하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매각 무산 발표 하루 뒤인 13일 아주캐피탈 장기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단기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하향조정했다.
은행 계열 캐피털사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정부 정책과 맞물려 있다. 은행 창구에서 캐피털 상품 판매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는 반면, 다른 캐피털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KB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KB캐피탈은 2년 새 4.7%에서 6.3%로, JB우리캐피탈은 5.4%에서 6.2%로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KB캐피탈은 올해 1월 쌍용자동차 금융시장의 캡티브사가 된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라는 큰 고객을 가진 현대캐피탈의 점유율 하락은 자동차 할부 위주의 캐피털 시장이 이제 성장 한계에 도달했다는 방증”이라며 “은행이 자동차 할부는 물론 중금리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어 수익원을 다각화하지 않는 한 전업 캐피털사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