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없는 복지’ 정책 기조를 유지해 온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메워 오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만큼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당은 법인세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소득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부가가치세 인상에 대해 여야가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어 증세를 놓고 정치권의 논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24일 김태년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 정부 예산안 기준 일반회계 적자보전 국채(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28조7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적자 국채는 2013년 24조5000억 원, 2014년 27조7000억 원, 2015년 42조5000억 원, 2016년 41조400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내년까지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총 164조8000억 원으로 연평균으로는 33조 원에 달한다. 노무현 정부는 32조3000억 원, 연평균 6조5000억 원이었고 이명박 정부는 총 107조 원, 연평균으로는 21조4000억 원 수준이었다.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노무현 정부의 5배, 이명박 정부에 비해서도 50% 이상 많은 것이다. 증세 없이 복지지출을 늘리다 보니 적자 국채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와 여당은 증세보다는 비과세ㆍ감면 정비, 지출 구조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대기업과 고소득자 위주로 법인세와 소득세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은 “법인세 실효세율이 얼마인가가 중요한데 미국은 21.8%이고 호주는 23.7%지만 한국은 캐나다와 함께 16.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법인세율을 인하한 후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더 늘었다”며 인상을 주장했다.
야당은 소득세 인상도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20일 세 부담 능력이 있는 고소득층의 과세를 강화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과세표준 3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 42%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현행은 1억5000만 원 소득초과자에 한해 38% 최고세율을 적용한다.
김종인 민주당 의원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부가세율이 40년 넘게 10%로 그대로라며 세제가 세수 효율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멕시코와 그리스 등 일부를 빼놓고 법인세 인상을 논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며 “법인세 증세는 결국 서민 증세”라고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