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이후 대규모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다. 내년 기상청 예산은 올해보다 26% 늘어난 179억9000만 원. 문제로 지적됐던 초기 대응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 지진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2배 이상 증액하고 선진국 수준의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수립,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지진 관련 사업은 모두 45개. 이와 관련한 예산은 2265억9000만 원으로 올해의 1162억9000만 원의 2배 수준이다.
기상청의 내년 예산도 여유가 생겨 '초기 대응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의 지진조기경보 구축과 지진 기술개발 등의 사업에 투입되는 내년 예산은 모두 179억9000만 원. 올해보다 26% 증액된 규모다.
기상청은 이를 바탕으로 지진 관측 인프라와 전달체계를 개선한다. 지진 조기경보시간을 현재 50초 이내에서 2017년까지 빠르면 7초, 늦어도 25초 이내에 경보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규모 5.0 이상의 내륙지진 조기경보시간을 2017년가지 15초 내외로, 2018년에는 10초 안팎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2019년 이후에는 지진 조기경보 대상을 규모 3.5∼5.0의 지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진관측소도 발빠르게 늘려 나갈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6곳을 새로 추가해 총 156곳의 관측소를 보유할 계획이다. 이밖에 노후 지진관측장비 19대도 교체한다. 현재 15%에 달하는 노후화율을 11%까지 줄이고, 장기적으로 한 자릿수까지 줄여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내년에 지진관측소 54곳을 새로 만들어 총 210곳으로 확대한다. 2018년에는 264곳까지 늘어난다. 3000여개의 지진 관측소가 자리한 일본에 비해 여전히 모자라는 규모지만 단계적으로 이를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제가 됐던 재난 경보도 기상청이 직접 담당한다. 다음달부터 국민안전처와 별도로 긴급재난문자서비스를 국민에게 직접 발송키로 했다. 스마트폰 앱인 '지진정보알리미'의 전용서버·통신망·콘텐츠 등을 개선해 사용자 확대를 추진한다. 현재 사용자 1만 명 수준을 연말까지 10만 명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지진 발생에 취약한 대구·경북지역에 지진연구센터 건립도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지진해일 관측자료 공동활용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예측 시스템도 개발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경주지진으로 한반도 전역에 지진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이라며 "예산이 확보된 만큼 선진국 수준의 지진 대응능력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