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가 강제 모금을 시도했던 SK그룹 임원이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1일 오후 SK그룹 대관 담당 박모 전무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무를 상대로 실제 투자 요구가 있었는지, 청와대 안종범(57) 전 수석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 정현식(63) 씨가 '최순실이 80억 원의 투자를 요구했다'며 거론한 기업이다. 박 씨는 지난 2월 정 씨가 SK그룹을 찾아가 투자를 요구할 때 실무를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정 씨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월 29일 SK그룹을 찾아가 80억 원 투자유치를 설명했고, 며칠 뒤 안 전 수석으로부터 'SK와의 얘기는 어떻게 됐느냐'고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SK가 30억 원을 출연하기로 하자 돈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날 최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최 씨를 상대로 거액의 출연금을 기업들로부터 거둬들이도록 지시했는지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날 두 재단에 47억 여원을 지원한 롯데그룹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이석환 대외협력단 CSR팀장(상무)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두 재단이 공시한 출연금 내역에 따르면 미르재단은 30개사에서 총 486억 원을, K스포츠는 49개사에서 288억 원을 받았다. 두 재단에 10억 원 이상을 출연한 기업은 △삼성 204억 원 △SK 111억 원 △현대차 82억 원 △LG 78억 원 △포스코 49억 원 △롯데 45억 원 △GS 42억 원 △한화 25억 원 △KT 18억 원 △LS 16억 원 △CJ 13억 원 △두산 11억 원 △대한항공 10억 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