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사업재편… 후판 설비 감축ㆍ강관 설비 통폐합 급물살

입력 2016-11-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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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여부 따라 감축·통폐합·투자 추진… 정부 감축규모에 “경쟁력 상실” 우려도

철강업계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 불황과 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이 맞물리면서 각자도생을 통한 생존경쟁에 뛰어들었다. 조선산업 불황으로 과잉 공급상황이 심화되고 있는 후판시장은 과감한 인수ㆍ합병(M&A)과 설비감축에 집중하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판재류는 신규투자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2~3위 철강 기업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23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에 따른 사업 재편 승인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발 공습에… M&A·투자로 산업지형 대변화 = 철강업계 구조조정의 시발점은 중국의 철강업 투자 확대에 따른 과잉 공급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에서 출발했다. 앞서 중국발(發) 공급과잉에 직면한 철강업계에서는 선제적 사업구조 개편 등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선제적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정부 역시 생산설비 조정과 사업 재편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중국은 올해 초 철강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3년 내 1억톤을 감산하겠다고 선언하며, 바오산철강과 우한강철 합병을 승인했다. 이로 인해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중국 내 철강사들이 철강값을 대거 인상했고 자연스레 올 3분기 흑자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정의 핵심은 인위적인 설비 및 생산량 감축과 빅딜 등 M&A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이 핵심이다. 특히 후판과 강관 분야에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이 분야 설비 감축ㆍ매각, 사업분할 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 “설비조정ㆍ감축 공감” vs “규모 경제 무시, 비현실적” = 지난 8월 세계 2위인 중국 허베이강철과 9위 서우두강철 간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철강업체의 구조조정 방향에 문제점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가 잇따라 초대형 철강사 합병을 승인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더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생산설비 감축에만 몰두하는 우리 정부의 구조조정이 향후 정부 철강사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란 얘기다.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자발적 사업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구조조정을 한다고 해도 결국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면 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향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속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이 후판공장 폐쇄로 이어지는 것을 놓고 “수 백억 원에서 수 천억 원을 들여 세운 후판 생산공장을 갑자기 폐쇄하라는 결론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생산설비를 줄이면 시장이 반전되는 상황이 닥쳤을 때 중국 업체만 돕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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