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홀딩스가 한진중공업 발행주식의 20%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를 통해 한진중공업그룹 조남호(사진) 회장의 지배기반 강화에 ‘올인’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홀딩스는 다음달 9일부터 28일까지 주당 8만7600원에 한진중공업 발행주식의 20.1%인 950만주를 공개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에 참여한 주주들에게는 한진중공업의 보통주를 현물출자 받고 대신에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신주발행규모는 공개매수 주식수량에 주당 공개매수가를 곱한 금액을 신주발행가액으로 나눈 수 만큼이다.
이 같은 공개매수는 1차적으로 지난 8월1일 한진중공업의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지주회사 요건인 자회사의 지분율(상장 20%, 비상장 40%)을 충족(유예기간 2년)시키기 위한 것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예정규모 만큼 공개매수를 하고, 현물출자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자회사인 한진중공업 지분이 19.6%에서 39.7%로 늘어나 자회사 지분 요건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또 최근 SK그룹 등에서와 같이 공개매수 및 현물출자 일반공모를 통해 한진중공업그룹의 오너인 조남호 회장의 그룹 지배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담고 있다.
재계 39위(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총자산 기준) 한진중공업그룹은 현재 5개 계열사(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를 두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가 한진중공업(이하 지주회사 보유지분율 19.6%)를 비롯, 한국종합기술(95.1%), 한진도시가스(100.0%), 한일레저(100.0%) 등 4개 자회사를 두고 있는 구도다.
한진중공업홀딩스에 대해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면 그룹 전체에 대해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구도다.
반면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이 15.5% 밖에 안된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36.6%에 그친다. 이마저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사주 지분이 19.6%나 들어있다.
하지만 공개매수 및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조 회장이 한진중공업 지분 15.5%(735만주)를 소유하고 있어서다.
현재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신주 발행가가 확정되지는 안았지만 지난 8일 종가 4만9250원을 기준으로 할 때 한진중공업홀딩스는 1690만주 가량의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발행주식수는 344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만일 최종 공개매수주식이 예정규모 만큼이고, 조 회장이 보유주식 전량에 대해 공개매수에 응한다고 하면 조 회장은 1308만주에 이르는 신주를 받게 돼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율이 45.9%에 달하게 된다.
또한 공개매수 대상의 2배인 1900만주가 응한다면 조 회장은 653만주를 배정받게 됨으로써 지주회사의 지분율이 26.9%로 늘어난다. 특수관계인 까지를 포함하면 40%에 육박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공개매수 및 현물출자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거쳐 오는 12월18일 신주 상장으로 관련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