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본료 0원’ 요금제로 화제가 된 알뜰폰이 사실은 ‘속빈 강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가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는 있지만 점유률 정체가 지속되면서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가입자는 663만2668명으로 점유율 11%를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10%를 돌파한 지 무려 11개월 만이다. 최근 일부 알뜰폰 업체들이 반값 요금제 이어 ‘제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에넥스텔레콤의 경우 GS리테일과 제휴해 출시한 편의점 0원요금제 ‘바로유심’ 가입자가 출시 4일 만에 5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로 구성된 알뜰폰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출범 5년째를 맞았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가입자 점유률이 11%로 성장하는 동안 매출 점유율은 3%에 머무르면서 사업성이 약해지고 있다.
점유율 증가 속도도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알뜰폰은 6개월 만에 점유율 9% 돌파, 7개월 만에 10%를 돌파하는 등 성장 속도가 점점 둔화하고 있다.
애초 정부와 시장이 예상했던 점유율 15%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증가 속도가 지체되면서 성장 정체기에 돌입한 탓이다.
실제로 대형 마트인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 폐지를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는 KT와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플러스 모바일’이라는 브랜드로 알뜰폰 사업을 해왔지만 최근 한동안 신규 가입자 영업을 하지 않아 가입자 수가 9000여 명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사업 운영과 관련해 미래부와 협의를 했고, 조만간 사업철수를 확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영양가 없는 알뜰폰 사업을 접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홈플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알뜰폰 업체는 수십 개에 달하지만 수익을 내는 업체는 드물다.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 조차 사업 시작 4년 만인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정도다.
알뜰폰 업계의 영업적자는 2013년 908억 원, 2014년 965억 원, 올해에는 511억 원 수준으로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들이 적자에도 경쟁적으로 요금인하 전략만 내놓고 있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