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무장관 지명이 더뎌지고 있다. 기존의 유력 후보 명단에 이어 새로운 인물을 다시 물색하면서 인선 작업이 더 길어지는 것이다. 특히 국무장관 명단에 기업인이 포함되면서 인선에 대한 잡음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핵심 측근 인사들을 인용해 지난주 트럼프 당선인 측이 4명의 국무장관 최종 후보를 추렸으나, 새로운 인물들이 부상하면서 이번 주 후보 면접을 확대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등 4명의 후보 중에서 1명이 이번 주 초에 국무장관에 지명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도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국무장관 후보 명단이 약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장관직은 내각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 중 하나이지만 지명을 놓고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내부 분열하면서 여전히 공석이다. 특히 국무장관 유력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각각 미는 ‘롬니파’와 ‘줄리아니파’로 나뉘어 공개적으로 충돌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늘어난 국무장관 후보 명단에 미국 최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틸러슨 회장이 이번 주 트럼프를 만날 예정이라고 엑손모빌 측이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다시 국무장관 후보로 부상했고 대(對)중국 강경파 인사인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 엑손모빌의 틸러슨 회장이 후보군에 올라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틸러슨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엑손모빌을 이끌고 있으며 전 세계 50개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각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10년 이상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장관직에 오르면 세계 각국 정상들 사이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외교나 공직 경험이 없어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민주당 상원의원이 에너지장관과 국무장관직 후보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친 상원의원의 경우 상원에서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와 군사위원회를 거쳤다는 점에서 실무능력이 높이 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SJ은 인수위 관계자의 발언을 토대로 이르면 이번주 말 국무장관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