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km라는 기록을 달성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1989년 6월에 있었던 아찔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아직도 손에 땀이 납니다.”
국내 최초로 지하철 100만㎞ 무사고 운전을 달성한 호칠복(59) 서울메트로 기관사. 5일 오후 4시 지하철 4호선 동작역에서 제4633열차의 운행을 마친 그는 무사고 운전 대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마중 나온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을 비롯해 동료 직원의 축하와 꽃다발을 전해 받으면서 이 같은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호 기관사는 “7년차 기관사 업무를 익혀가던 당시 1호선 청량리행 열차를 운행하던 중 오류역 진입 직전 선로 안쪽을 걷고 있던 여성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비상제동을 가동해 불과 3m 앞에 두고 아슬아슬하게 열차를 세웠다”며 “그때의 아찔했건 경험으로 항상 안전을 위해 매뉴얼을 충실히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1983년부터 기관사 업무를 시작한 호 기관사는 지하철 1, 2, 4호선을 두루 거치며 33년 간 성실하고 철저한 업무 수행으로 단 한 차례의 안전사고 없이 지하철을 운행했다. 1995년 40만㎞, 2002년 60만㎞, 2009년 80만㎞ 무사고 운전을 차례로 달성하며, 이번에 지구를 25바퀴 거리에 해당하는 100만km 무사고를 기록했다. 호 기관사의 기록은 도시철도 전동차를 운행하는 기관사가 이룬 최고의 업적이란 게 서울메트로 측 설명이다.
그는 100만km 무사고 운전 달성의 비결로 ‘집중력’과 ‘지적확인환호 생활화’를 꼽았다. 호 기관사는 “열차 운전석에 탑승해 운행 전 큰 소리로 기기 위치를 가리키며 눈으로 확인하는 지적확인환호 매뉴얼을 충실히 지키며, 휴먼에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이 무사고 운전을 실천하는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적확인환호란 운전이나 차량 점검 시 신호 상태와 진로 방향 등 중요 사항을 확인하거나 기기를 수동 취급할 때 시행하는 행동 매뉴얼이다. 일반적으로 취급 또는 확인할 대상물을 정확히 손으로 가리키고 명칭과 상태를 큰 소리로 환호하는 것으로, 주의력 이완과 산만한 상태를 긴장상태로 전환해 실수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내년 정년퇴직을 앞두고 이같은 성과를 거둬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한 그는 “마지막까지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