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연 1%대로 추락했던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8개월째 고공행진을 보이며 고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연말 특판,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당분간은 인상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08%(20일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4월(1.91%)부터 8개월째 상승 추세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1~2월만 해도 2%대였지만 3월 1%대로 추락했다. 그러다 8월부터 2% 수준을 회복해 연말까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많은 이자를 주는 곳은 동원저축은행(2.42%)이다. 고객들은 이곳에 1000만 원을 예금하면 1년 뒤 1020만6662원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 가장 많은 이자를 주는 전북은행(1.8%)과 비교해도 연 5만 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높은 이자 덕에 수신액도 급증하고 있다. 수신액은 2년 새 30조9698억 원(2014년 9월 말)에서 42조6926억 원(올해 9월 말)으로 10조 이상 늘었다. 저축은행 수신액이 40조 원을 넘은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침체기에 빠진 2012년 말(42조8130억 원)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예금 고객도 2년 새 306만3902명(2014년 9월 말)에서 338만471명(올해 9월 말)으로 30만 명 이상 급증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예금금리가 더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금융권이 금리 상승기를 거치고 있는 데다 여전히 연말 특판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The-K저축은행은 지난 1일 400억 원 한도로 정기예금 약정금리에 최대 0.2~0.4%포인트까지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특판하고 있다. 삼정저축은행도 지난달 16일 300억 원 한도로 계약기간 6개월 이상이면 연 2.2%, 1년 이상이면 연 2.4%의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이 고금리에 대한 비판과 중금리 대출 활성화로 대출금리 인상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예금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높은 대출금리로 인한 수익을 기반으로 높은 예금 이자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도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최근에는 국회에서 또다시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있어 예금금리 인상 행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정 최고금리를 현 27.9%에서 20%로 낮추는 대부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정 최고금리는 지난 3월 한 차례 34.9%에서 27.9%로 인하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