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현안보고를 통해 “내년 중 성장률은 직전 전망인 2.8%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총재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자원수출국 금융 경제여건 개선 등은 상방리스크”라면서도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은 하방리스크는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에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기준금리는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접근하도록 하겠다”면서도 “금융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에 역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을 때 경제 주체들이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을 차단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지속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취약 신흥시장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국내 시장에서도 금리, 환율 등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양호한 외화유동성 등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요인을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채권투자자금의 경우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 등 장기투자 성향의 투자자금 비중이 높아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 총재는 “금융외환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화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며 “시장불안 시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지속적으로 점검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G20 및 아세안+3(한·중·일) 등 국제협의체의 글로벌 및 역내 금융 안전망 논의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주요국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 및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