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환 당국이 환율 상승을 무작정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내년 2분기에 1300원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9원 오른 1,20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10일(1,203.5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는 배경에는 달러 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미국 연준이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 3차례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이 달러 강세에 불을 지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감세·재정확장 정책이 미국 경기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달러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원/달러 환율 전망치의 중간값은 내년 1분기 1,200원, 2분기 1,203원, 3분기 1,210원, 4분기 1,208원 등 1,200원 선을 웃돈다.
이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내년 2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1,250원으로 올라서고, 3분기 1,275원을 거쳐 4분기에는 1,3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도 내년 1분기 1,200원, 2분기 1,209원, 3분기 1,203원 등 3분기까지 줄곧 1,200원 선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은 우리 거시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기업 수출에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수입물품 가격을 높여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환율이 달러당 1100원일 때 수출하던 국내 기업은 1달러어치의 물건을 팔면 1100원을 받지만, 환율이 달러당 1200원으로 올라가면 1달러를 팔아도 1200원을 받게 돼 수익성이 개선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이런 복합적인 영향을 감안,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촉발된 환율 상승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외환·채권 시장이 달러화 강세 영향을 받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 외국인 자금 이탈 여부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