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생 닭띠 동갑내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로는 은행권에서 신한은행의 조용병 은행장과 우리은행의 이광구 은행장, 한국씨티은행의 박진회 은행장이 꼽힌다. 또 보험업권에서는 동양생명의 구한서 사장, KDB생명의 안양수 사장, 한화손해보험의 박윤식 사장 등이 거론된다.
우선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함께 신한금융그룹 후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은 조 행장과 위 사장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는 신한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1년 8개월 연임할 수 있으나, 건전한 경영승계 문화 정착을 위해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행장의 임기는 한 회장과 같이 내년 3월까지다. 조 행장은 2015년 3월부터 신한은행 사령탑을 맡은 이후 각종 성과를 창출하며 ‘리딩뱅크’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지속 강조해온 ‘G.P.S. 스마트 스피드업’을 올해에도 변함없는 신한의 전략으로 펼 것으로 보인다. ‘G.P.S 스마트 스피드업’은 G.P.S.(Globalization, Platform, Segmentation) 스피드업’에 디지털 환경 및 핀테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를 추가한 개념이다. 리딩뱅크 위상 확립, 월드클래스뱅크(World Class Bank) 기반 구축, 신한 문화의 창조적 계승 및 발전을 구현하기 위한 지침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나, 연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14년 12월 취임 이후 지난 16년간 다섯 차례의 시도 끝에 성공한 우리은행 민영화를 이끌었다는 공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금융지주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민영화 과정에서 신규 과점주주로 참여한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7개 투자자와의 협력 강화도 주요 업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16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MOU)이 해지되면서 그동안 정부로부터 받아온 경영 간섭에서 완전히 벗어난 만큼 실질적인 자율 책임경영이 본격화된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이 올해 보일 경영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행장은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자산관리(WM) 명가를 재건하고,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취임 당시부터 내세웠던 ‘고객 우선주의 원칙’에 입각해 고객 불만제로 은행을 계속해서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 행장은 지난 2014년 10월 하영구 전 행장의 후임으로 취임해 3년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임기를 연장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보험업계에서는 닭띠 CEO로 분주할 인물은 1957년 동갑내기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이다. 임기 만료 시기도 내년 3월로 같다.
지난해 공격적인 영업행보를 보였던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올해도 분주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중국의 안방보험이 보험은 물론 은행까지 손을 뻗었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4%를 사들이면서 우리은행-동양생명 두 회사 간 협업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 방카슈랑스(은행 지점에서의 보험 상품 판매)를 통해 저축성보험 판매에 매진한 바 있다. 또 다른 보험사인 알리안츠생명을 품에 안은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알리안츠생명-우리은행’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지 역시 금융업계 관심사다. 여기에 은행, 증권 등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경험을 갖춘 구 사장의 경영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안양수 KDB생명 사장은 매각 이슈 내에서 자산 건전성과 영업 강화를 동시에 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해 12월 500억 원의 후순위채 발행 계획 등을 세우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상승 등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올해 ‘업계 최상위 수준의 조직별 생산성 확보’란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내부 살림을 챙길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박 사장이 세운 ‘고객의 완전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초우량 손해보험사’라는 비전과 연결되는 전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