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에 대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정권의 무역보복에 맞대응을 준비하는가 하면 트럼프발 미국 달러화 강세에 맞서 위안화 가치를 대폭 올리는 등 환율 안정도 꾀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사업을 크게 펼치는 유명 미국 기업들에 대해 세금을 많이 부과하거나 반독점 조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수단으로는 반덤핑 조사와 정부 조달품목에서 미국산 제품 배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자 마자 대통령 또는 당선인으로는 처음으로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해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깼다. 또 트위터를 통해 여러 차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시설 배치와 무역 불균형 등을 비판했다. 미국 내 손꼽히는 반중 인사인 피터 나바로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캠퍼스 교수를 신설하는 백악관 직속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중국도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자국 내 합작법인에 반독점 규정 위반으로 2억1000만 위안(약 36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트럼프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
또 미국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14년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위안화 하락 압박이 거세지자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ㆍ위안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0.92% 하락한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2005년 7월 22일 이후 최대폭으로 위안화를 평가절상한 것이다.
홍콩에서는 이날 위안화를 빌릴 때 적용되는 위안화 홍콩 은행간 금리인 하이보(CNH) 익일물이 61.3%로, 지난해 1월 12일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민은행이 최근 수주간 위안화 약세 베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위안화 허브인 홍콩의 위안화 차입 비용이 급증했다고 풀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가속화해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지면 중국 정부의 환율 안정 노력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올해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매도 포지션이 정리된 지금이 오히려 위안화 약세에 베팅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카마크샤 트리베디 신흥시장 투자전략가는 “올 연말까지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가 7.3위안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