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해 해외로의 자본 순유출이 약 3000억 달러(약 360조 원)로 전년보다 60%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경기 불확실성에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외환 자산을 확보하고자 기업들이 활발하게 해외 인수ㆍ합병(M&A)을 벌였다. 또 M&A 등을 통해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외화를 중국으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서 보유하면서 지난해 자본유출이 급증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자본유출에 따른 위안화 가치 급락을 막고자 정부가 환율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달러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이 자본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업 활동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해외로 유출된 자금에서 중국으로 유입된 자금을 뺀 자본 순유출은 2930억 달러여서 지난해 전체 순유출액은 2015년보다 1000억 달러 증가해 3000억 달러를 웃돌 것은 확실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집계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0년부터이지만 지난해 순유출 규모는 사실상 사상 최대 수준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중국은 지난 2005년 위안화 평가절상과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자금유입이 확대됐으며 외환보유고도 증가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투기머니 유입과 위안화 강세를 어떻게 막을지가 가장 큰 과제가 됐다. 그러나 지난 2015년 8월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와 경제성장세 둔화 등으로 이제는 위안화 가치 하락과 자본유출에 대한 대응으로 당국에 요구되는 정책이 180도 바뀌게 됐다.
지난해에는 M&A 등 직접투자를 통해 무려 1200억 달러가 유출됐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해외시장 개척 전략 일환으로 대외 투자를 장려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는 위안화 약세 전망에 기업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1~11월 해외투자가 161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급증했다.
반면 중국 경기 불확실성에 해외 각국의 대중국 투자는 둔화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한 간부는 “외국 제조업체의 진출이 줄어들고 철수는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식투자를 통해서도 489억 달러가 유출됐다. 엄격한 규제로 중국에서 해외로 주식 투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난 2015년 중국증시 급락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본토 주식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증가와 외환보험 구입, 음악과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 무역적자 확대도 자금유출로 이어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자금유출도 많다. 예를 들어 지난해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통해 위안화를 달러화로 바꾸는 움직임도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가 15조 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중 중국이 90% 비중을 차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