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미국 1위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을 인수한다. 에너지·화학분야의 글로벌 일류기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구조 혁신 작업의 첫 성과다.
SK이노베이션은 2일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AA·Ethylene Acrylic Acid) 사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우케미칼은 1897년 설립된 미국 미시간주 소재 화학기업으로 미국 1위, 세계 시장에서는 독일 바스프에 이어 2위 기업이다. 해당 사업의 인수 가격은 3억7000만 달러(약 4265억 원)다.
에틸렌 아크릴산은 고부가 화학제품인 기능성 접착 수지 중 하나로 알루미늄 포일이나 폴리에틸렌 등 포장재용 접착제로 주로 활용된다. 이 제품은 다우케미칼의 ‘프리마코’ 브랜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수 계약 체결로 미국 텍사스에 있는 프리포트 생산설비와 스페인 타라고나의 생산설비 등 다우케미칼의 글로벌 생산시설 2곳과 제조 기술, 지적 재산, 상표권 등을 확보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에틸렌 아크릴산 제품의 글로벌 선두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에틸렌 아크릴산 시장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소수의 글로벌 메이저 화학기업들만 진출해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의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수로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부가가치 포장재 사업에서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인수를 통해 확보하게 되는 다우케미칼의 핵심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군 다양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 인수를 담당한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이번 인수로 시장 환경 변화에 강한 내성을 갖는 고부가화학 사업구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됐다”며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해 장기적으로 중국 등 신흥국의 고부가 화학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사업 인수의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사업구조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확대경영회의와 CEO 세미나를 통해 “현 경영환경 아래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가 될 수 있다”며 “미래 성장을 담보할 사업구조 구축을 위해 치열하게 실천할 것”을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