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가 최근 주요 주주 등 경영진들의 지분을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려다 불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 등 최근 여행업계 환경도 녹록지만은 않아 하나투어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하나투어의 당시 최대주주이자 창립멤버인 박상환 회장, 권희석 수석 부회장, 최현석 전 부회장 등 3인이 보유한 지분을 IMM PE에 매각하려다가 막판에 결국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당시 보유하고 매각하려던 지분은 18.5% 규모다. IMM PE 외에도 스틱 등 다른 사모펀드들도 하나투어 경영권 매각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하나투어를 초창기부터 이끌어 온 창립 멤버 3인방이 경영권 이슈로 인해 IMM PE에 지분을 매각하려고 작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며 “지분 매각 이유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한 호텔과 면세점 사업 적자를 비롯 3인의 경영 체제에 사실상 금이 갔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내 여행업계 1위까지 급성장한 하나투어는 최근 박 회장이 경영권을 2세에게 승계시키려는 작업을 시도하면서 3인의 경영 체제에 변화가 생길 조짐을 보였다”며 “이에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제 3인의 지분 매각이 불발되면서 지난해 말 12월 31일 자로 사실상 넘버 2인 최현석 하나투어 부회장이 부회장직을 비롯 등기임원에서 퇴임했다. 최 전 부회장은 하나투어의 대표적인 ‘여행전문 영업통’으로 2012년부터는 CEO에 올라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 사업과 하나투어의 영업, 지원, 관리를 총괄했다. 2015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나 지난해 1월 대표이사 자리는 김진국 사장에게 넘긴 것이다. 최 전 부회장은 박회장 권 수석 부회장과 1993년 창립한 하나투어의 대표적인 창립 멤버이다.
때문에 지난해 말 최 전 부회장의 갑작스런 중도 사퇴에 대해 여행업계와 IB업계 일각에선 경영권 매각 불발 후폭풍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여행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하나투어의 경영권 매각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말았지만 향후 여행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며 “매각 이슈에 대해선 향후에도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2016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9억 원으로 전년의 447억 원에 비해 53% 감소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는 당시 매각 이슈는 투자 유치 개념이었다고 해명했다.
사측 관계자는 “지난해 15% 안팎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던 것은 경영권 매각 개념이 아닌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유치 개념이었다”며 “현재는 투자 개념의 지분 매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