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데이트레이딩(초단타매매 기법)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47.73%를 기록해 2012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이같은 매매는 대부분 개인투자자(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서 성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한진해운 등 소위 투기성 종목에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초저금리에 일확천금을 꿈꾸는 개미들이 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손실은 커 대부분 쪽박을 찬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거래량에서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하는 규모는 1250억 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데이트레이딩은 주식과 채권이 하루 동안 움직인 가격을 이용해서 매매차익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거래를 말한다. 하루 중 동일 계좌에서 동일 종목에 대해 복수로 발생한 매수ㆍ매도 거래량 및 금액으로 산출했다.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특히 저가주일수록 높았다. 주당 1만 원 이하 저가주 규모가 35.84%에 달했다. 주당 1만∼10만 원의 중가주도 23.73%의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총 거래량 중 개인투자자가 1211억 주로 96.89%를 차지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가 집계한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3.07%에 달했다. 같은기간 기관투자자들의 평균수익률 15.69%와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데이트레이딩을 통해서는 더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테마주와 우선주를 통한 피해 사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데이트레이딩의 손실 리스크가 대부분 개인투자자에게 쏠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진해운 사태는 이런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청산 가능성에도 널뛰기 주가를 보였던 한진해운은 결국 이달 초 파산선고 결정에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정지 직전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은 최대 40% 넘는 손실을 보기도 했다. 거래정지 1분여를 남긴 시점에서도 수천만 원의 자금이 오고 간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한진해운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데이트레이딩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으로 조사됐다. 이 종목의 지난해 거래량은 약 29억 주로 2위 미래산업의 16억 주 보다 두 배(81%) 가까이 많았다. 데이트레이딩 비중에 있어서도 한진해운은 67.95%를 차지해 고려산업(68.44%), 서울식품우(68.20%)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정치 테마주로 언급된 DSR(67.40%), 성문전자우(65.06%)도 데이트레이딩에 자주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