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을 추정한 기관이 3곳 이상인 상장사 173개 가운데 59%에 해당하는 102개 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가 연초 대비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6곳은 시장 눈높이가 낮아진 셈이다. 이 중 3분의 1가량은 컨센서스가 10% 이상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연초 37조6657억 원에서 39조4073억 원으로 1조7416억 원(4.6%) 불어났다. 전체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가 커진 배경에는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공이 크다. 삼성전자의 실적 컨센서스는 연초 7조6857억 원에서 8조6756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상향 조정됐다.
다른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매출 기준 상위 20개 기업의 실적 컨센서스는 1조5000억 원가량 늘었다. 이는 전체 실적 컨센서스 상향분의 거의 대부분이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포스코(POSCO) 등의 전망치가 늘었다.
다수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컨센서스를 뛰어넘은 9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당초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출하 감소로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였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가격 강세가 예상보다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호조는 LG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훈풍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희망도 커지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과 TV가 역대 최상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우려도 완화됐다”면서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5000억 원대로 전망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D램 및 낸드(NAND) 플레시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업종 대표주의 실적 상향 조정이 코스피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실적이기 때문이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의 호실적은 주가 상승을 불러온다”면서 “코스피 지수에 충분히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