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면 운전자들이 월동준비를 할 계절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겨울은 운전자의 세심한 관리가 특별히 요구되는 계절이다. 겨울철에는 눈이나 빙판 등으로 인해 자동차의 제동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 큰 사고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4계절 타이어라 불리는 제품을 실제로 4계절 내내 이용하는 것은 안전성 면에서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스노 체인만 믿을 수는 없다. 눈이 많이 쌓였을 때만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겨울용 타이어를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 겨울용 타이어는 일반적으로 일반 타이어에 비해 20% 이상 덜 미끄러져 사고 위험을 줄여준다. 그 비결은 바로 고무성분과 타이어 표면 디자인에 있다.
◇ 발포 고무 vs. 실리카
동절기의 빙판 노면은 얇은 수막으로 덮여 있어 타이어가 바닥에 직접 밀착하지 못하고 물 위를 떠서 주행하기 때문에 타이어가 잘 미끄러진다. 특히 0°c 부근의 빙판길에는 얼음 위에 얇은 수막이 형성돼 있어 더욱 미끄럽다. 따라서 타이어의 제동성능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이러한 수막현상을 제거하고 타이어를 직접 빙면에 밀착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같은 수막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한국타이어의 경우는 겨울용 타이어에 발포 고무를 사용한다. 발포고무란 고무에 수많은 기포(공기 주머니)를 타이어 표면에 만들어 눈길을 주행할 때 우수한 제동력을 발휘하도록 개발된 겨울용 타이어 전용 고무다.
발포 고무는 타이어 표면에 있는 수많은 공기 주머니가 낙지의 빨판과 같은 역할을 해 이 부분이 빙판길에 흡착되어 미끄럼을 방지해 준다. 대표적인 겨울용 타이어인 한국타이어의 '노르딕 3000'에는 직경이 30~50μm인 마이크로 셀이 1cm³당 17여만 개가 있다.
이와 달리 금호타이어가 사용하는 실리카 고무는 모래에서 추출한 신소재로 온도의 변화에 따른 고무의 재질변화가 적어 겨울철에도 부드러운 고무의 성질을 유지한다. 눈길의 마찰력을 올려주는 특성이 있어 눈이 많이 오는 유럽 등지에서 겨울용 타이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실리카는 일반고무 대비 젖은 노면에서의 조종 안정 성능이 약 5~10%정도 더 높고, 저 발열 구조로 회전저항이 일반용보다 약 30%정도 더 낮아져 연비측면에서도 5%이상의 절감을 가져와 환경 친화적이며, 완전 마모 시까지 고른 마모성능을 자랑한다.
◇ 겨울용 타이어는 '무늬'도 달라요
타이어는 사용 용도에 따라 무늬도 다르다. 겨울용 타이어는 타이어 표면에 리브(세로) 블록을 만들어 좌우로 잘 미끄러지지 않게 돼 있다. 또 타이어 표면의 깊고 넓은 그루브가 타이어의 배수 성능을 좋게 하여 눈이 녹아 젖은 도로 위에서의 제동 성능을 높여준다. 타이어 표면에 있는 수많은 커프(미세한 흠)가 미끄러움을 방지한다는 것도 겨울용 타이어의 특징이다.
◇ 겨울용 타이어도 ‘고성능 지향’ 추세
한국타이어의 겨울용 타이어 'ICEBEAR W300'은 겨울철에도 고속주행이 가능한 H/VR급(한계 시속 240km) 초고성능 타이어다. 이 제품은 비대칭 트레드 패턴 디자인을 적용해 눈길이나 빙판길, 젖은 노면 모두에서 탁월한 제동력과 그립력을 보여준다. 또 여러 개의 얇은 커프(타이어의 트레드 면에 얇은 흠을 넣도록 설치한 것)들이 마른 노면에서의 성능 저하 없이 겨울철 주행을 가능케 한다. 이 제품에는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에서 구동력을 높이는 실리카 컴파운드 기술이 적용됐다.
한편 금호타이어의 아이젠 XRP는 겨울용 비대칭 타이어에 런플랫 성능을 더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젖은 노면 고속주행성을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여주며, 겨울철 주행 안전성과 함께 안락한 승차감과 낮은 소음을 자랑한다. 비대칭 디자인으로 눈 배출성이 뛰어난 오토클리닝 설계 기법을 적용했다. 출시 규격은 225/50R17, 245/40R18등 총 6개로, 아반떼, 소나타, SM7, BMW 5, 렉서스SC430 등의 적용 차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