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상장사 중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 3곳의 시가총액은 최근 3거래일 사이 1조1211억 원이 빠져 나갔다.
◇롯데, 사흘 새 시가총액 1.1조 증발 = 대표 유통 계열사 롯데쇼핑의 주가는 11.2%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계열사 중 중국 매출 의존도가 가장 큰 곳이다. 같은 기간 롯데제과는 6.6%, 롯데칠성은 4.2% 각각 내렸다. 롯데 유통 계열사는 현재 중국 내 약 120개 점포(백화점 5개·마트 99개·슈퍼 16개)를 운영하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롯데의 이미지가 하락하고 중국 정부의 보복이 계속되면 영업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롯데가 중국에서 입을 손실 규모를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남 연구원은 “중국의 전면적인 보복조치에 우리 정부조차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롯데그룹이 과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은 중국 사업의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롯데쇼핑 등 계열사 주식을 두 회사 모두 많이 들고 있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롯데쇼핑의 실적이 약화되면 보유 지분 가치가 하락하면서 연쇄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돌파구 없는 엔터·화장품주 =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는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불러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터기업 키이스트는 지난 4분기 영업손실 2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키이스트 관계자는 “대외 중국 매출액이 감소했다”며 “법인세 개정으로 인한 이연법인세 인정 범위가 감소했고, 취득자산의 영업권 평가 손실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자회사 YG PLUS의 화장품 사업이 적자 폭을 해소하지 못하고,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35억 원을 기록했다. 에프엔씨엔터 역시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이 41억 원, 당기순손실이 64억 원으로 각각 적자전환했다.
화장품 업종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잇츠스킨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줄어든 648억 원, 영업이익은 53.4% 줄어든 156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 42.6% 감소한 124억 원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조3100억 원, 10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7% 감소했다. 증권업계는 화장품 섹터의 관세 부과 및 덤핑 재조사, 수입통관 불허 조치 등으로 면세점 매출 감소가 악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대 중국 관련 이슈들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닝쇼크에서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순수한 경제적 논리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논리가 가미되면서 앞날이 더욱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