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함몰 사고 예방을 위해 서울시가 진행하는 동공(洞空) 탐사 조직이 2개부서로 이원화되어 중복탐사를 하는 등 등 행정낭비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강교각 등 수중구조물은 5년 주기로 점검하면서 결과에 대한 이력관리를 하지 않아 안전 부실성을 지적받았다. 서울지하철 5∼8호선에서는 최근 3년간 12건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5건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2013∼2016년 서울시 안전시책 및 사후처리 실태 감사'를 벌여 이런 내용을 포함한 10건의 지적 사항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감사위는 지적 사항 가운데 2건은 주의 조치하고, 6건은 개선 요구, 2건은 통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는 서울시가 2014년 석촌호수 주변 도로함몰 사고 이후 2015년부터 도로 동공 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중복 탐사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 서울시 산하 도로포장연구센터가 자체 탐사를 마친 20개 노선, 도로 총 180㎞ 구간을 시 안전총괄본부가 용역을 맡긴 민간업체가 중복으로 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위는 "탐사 조직이 둘로 갈라져 정보 교환 부족으로 중복 탐사가 발생했다"며 "탐사 조직을 일원화해 효율적인 탐사가 추진되도록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총괄본부에서는 도로함몰 관리시스템 공동사용으로 중복탐사를 원천방지하도록했다"며 "도로관리과는 도로상에 발생하는 함몰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일상 동공탐사 업무 중심으로, 도로포장연구센터는 동공탐사 및 분석기술 향상 등 연구중심으로 수행해 조직 간의 업무경계를 명확히 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강 교량 교각 등 수중구조물 안전점검 이력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총괄본부는 5년 주기로 수중구조물 안전점검을 하면서 결함사항이나 보수·보강 내용을 제대로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시설물 결함의 진전 여부 등을 비교·관리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전문성이 필요한 수중구조물 점검 인력도 2007년 7명을 정점으로 2012년 5명, 2015년 이후 3명으로 줄어 체계적인 점검·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5년 용산역 앞 보도 침하를 계기로 시가 대형 굴착공사장 유출 지하수 점검을 위해 꾸리기로 한 현장점검팀은 꾸려지지 않았다.
감사위는 팀은 구성되지 않고 직원 1명이 자치구의 점검 실적만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물순환안전국에 개선을 요구했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최근 3년간 발생한 사고 12건 가운데 5건을 보고하지 않고, 2건은 임의로 자체 종결 처리했다가 주의요구를 받았다.
도철은 2015년 4월17일 석촌역에서 열차 고장을 점검하던 직원 손가락이 운전실 문에 끼어 다치고, 같은 해 9월23일 군자역에서 직원이 운전실에서 추락해 허리를 다치는 등 사고를 상부 기관에 보고해야 하지만, 미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했지만, 재발방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주의요구를 받았고,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하역장비 등에 의한 안전사고 방지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개선 요구를 받았다.
박동석 서울시 안전감사담당관은 "2017년에도 서울시가 추진하는 주요 안전시책에 대해 지속적인 감사 및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며 "안전시책이 현장까지 계획대로 집행돼 안전한 서울을 구현하고, 안전관리부서와 함께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감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