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이번주 들어서도 국내 증시에서 대거 순매수를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환율 하락으로 원화자산 가치가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총 1조2607억 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6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주에도 한국 주식을 대거 담은 것이다. 반면 기관은 9723억 원을, 개인은 4851억 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2102.37에서 2150.08로 2.27% 상승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수석매니저는 “현재 순환적으로 경기 사이클이 개선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또한 시장이 우려하는 ‘매파적’ 통화정책 방향을 택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치적인 불확실성 해소로 차기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환율이 이번주 들어 2.14% 하락(원화가치 상승)한 것도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B금융(1080억 원)이었다. 또 △SK이노베이션(725억 원) △SK하이닉스(697억 원) △LG전자(643억 원) △하나금융지주(608억 원)을 많이 담았다. 이어 S-Oil(566억 원), 현대차(563억 원), 신한지주(532억 원) LG생활건강(480억 원), 삼성SDI(414억 원) 등이 각광받았다.
외국인 상위 10개 업종 가운데 3개가 은행, 2개가 정유업체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들 업종은 전통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때 수혜를 받는 업종”이라며 “특히 은행주의 경우 다른 국가에서도 금융시장 규제완화 기대감 등으로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관은 KT(255억 원) 등 통신주와 함께 △삼성에스디에스(223억 원) △삼성전기(216억 원) △삼성생명(146억 원) △삼성물산(124억원) 등 삼성그룹 계열사를 대거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