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행진과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IB)들의 내년도 한국경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주요 투자은행들의 내년도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5% 성장을 전망한 반면, 도이치뱅크와 UBS는 4%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ㆍ노무라증권 "5% 성장 달성"
우선, 노무라증권은 "미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내년에도 수출이 호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2008년 5.2%, 2009년 5.1%의 성장을 예상했다.
특히 "내수 회복으로 수입이 증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며 "원화 강세 현상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대 중국 소비재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국내 소비심리도 지속적으로 회복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차기 정부의 시장친화적 정책 도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내수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가 내년에는 4.8%, 2009년에는 5.3%의 성장률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내다봤다.
◆도이치뱅크ㆍUBS "4% 성장 그쳐"
반면, UBS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4.1%를 제시했고, 환율은 내년 말 95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UBS는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7월과 8월 연속 금리 인상의 효과가 발현되면서 내년 중 경기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최근 들어 대다수의 유럽 경기선행지수들이 급격히 하락한 점을 감안할 때 대유럽 수출이 대미 수출 둔화를 상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치뱅크도 내년도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전망치를 내놨다. 도이치뱅크는 "미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은이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임금상승률이 미진한 가운데 유가 부담이 증가하면서 내년 중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3.9%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치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는 현실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행진과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인한 변수가 그만큼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대외변수들에 대한 한국경제의 대응능력을 얼마만큼 키울 수 있느냐에 따라 내년도 우리 경제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