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바이오텍 1호 신약 ‘아셀렉스’의 두번째 도전 ‘복합제’

입력 2017-03-20 14:38 수정 2017-03-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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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트라마돌 등과 결합한 복합제 개발 착수..'경쟁약 1% 용량으로 우수한 효과' 장점 활용해 경쟁력 극대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통증치료 신약 ‘아셀렉스’와 다른 약물을 결합한 복합제 개발에 착수했다. 경쟁 약물의 1%에 불과한 용량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바이오벤처가 발굴한 첫 신약의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탈지노믹스(크리스탈)는 아셀렉스에 ‘트라마돌’, ‘프레가발린’ 등 또 다른 통증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 개발을 준비 중이다. 현재 독성시험 등 제제연구 단계로 연내 임상시험 진입이 예상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
지난 2015년 2월 국산신약22호로 허가받은 아셀렉스는 ‘폴마콕시브’를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으로 골관절염환자의 증상이나 징후를 완화해주는 소염진통제로 허가받았다. 아셀렉스는 국내 바이오벤처가 배출한 첫 신약으로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허가 당시 국내 연구개발 전문기업이 제조시설 없이 처음으로 허가받은 신약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아셀렉스는 보험약가 등재 절차를 거쳐 2015년 9월부터 동아에스티가 판매 중이다.

크리스탈이 아셀렉스의 결합 대상으로 지목한 '트라마돌'과 '프레가발린'은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갖는 약물이다. 아셀렉스와 또 다른 약물을 결합해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진통제를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노림수다. 트라마돌은 각종 암성 통증이나 진단 및 수술 후 통증에 사용할 수 있고 프레가발린은 신경병증성통증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는 약물이다.

예를 들어 아셀렉스와 프레가발린을 결합한 복합제로 퇴행성관절염 뿐만 아니라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 용도로 사용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하나의 약물로 퇴행성관절염, 수술 후 통증, 허리통증, 대상포진 등도 한번에 치료하는 복합제 개발도 가능하다.

크리스탈이 아셀렉스의 복합제 카드를 자신하는 이유는 작은 용량으로도 우수한 효과를 낸다는 특징 때문이다. 아셀렉스 2mg 용량과 쎄레브렉스 200mg과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쎄레브렉스에 비해 100분의 1 용량만 투여했는데도 유사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얘기다.

노성구 크리스탈지노믹스 부사장(CTO)은 “아셀렉스는 작은 용량으로도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다른 약물과의 조합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셀렉스의 알약 크기는 쎄레브렉스와 유사한 수준이다. 알약을 지나치게 작게 만들면 환자들이 약을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고 판단, 경쟁약물과 비슷한 크기로 만들었다. 하지만 유효 성분만을 활용해 만든 복합제의 경우 경쟁약물 대비 극미량으로 유사 효과를 나타내는 장점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현재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함유한 진통제는 얀센의 ‘울트라셋’ 정도에 불과해 '아셀렉스 복합제'가 침투할 수 있는 영역은 많다는 게 크리스탈의 구상이다. 울트라셋은 트라마돌과 아세트아미노펜으로 구성됐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주 성분이다. 울트라셋은 국내에서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며 진통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셀렉스 단일제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기엔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복합제 개발의 배경이다. 크리스탈은 아셀렉스에 대해 “경쟁 약물보다 효과가 우수한 진통제”라고 자신하지만 사실 발매 타이밍이 좋지는 않았다.

아셀렉스는 체내에서 염증, 통증 및 체온상승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라딘의 형성에 작용하는 2가지 동종효소 시클로옥시게나제(COX-1, COX-2) 중 콕스-2(COX-2)만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콕스-2 저해제로 분류된다. 콕스-2 저해제는 기존 NSAID(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약물이 갖는 위장관계 부작용을 극복한 약물로 평가된다. NSAID 약물은 위장약과 같이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항궤양제와 NSAID 약물을 결합한 복합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화이자의 쎄레브렉스가 콕스-2 저해제의 대표적인 약물이다. 아셀렉스는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 신체기능, 전반적 상태 등 치료효과를 확인한 결과 쎄레브렉스와 유사하다는 점을 인정받고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쎄레브렉스는 아셀렉스가 발매되기 직전인 2015년 6월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제네릭) 제품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쎄레브렉스200mg의 경우 현재 등재된 제네릭은 무려 104개에 달한다. 아셀렉스의 경쟁 약물이 100개가 넘는다는 의미다.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아셀렉스는 지난해 41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바이오벤처가 내놓은 신약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리스탈이 지난해 145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48.9% 증가한 가장 큰 요인이 '아셀렉스의 존재감'이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구도를 감안하면 향후 성장세를 낙관하기에는 영업환경이 만만치 않다. 아셀렉스와 비슷한 시기에 MSD도 또 다른 콕스-2 저해제 ‘알콕시아’를 발매했다.

정인철 크리스탈지노믹스 부사장(CFO)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2개 이상의 성분으로 구성된 진통제 복합제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아셀렉스를 활용한 복합제를 만들면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안에 임상시험에 착수하고 향후 기술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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