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조건부 검토는 불허 의미"…산은과 전면전 간다

입력 2017-03-28 18:58 수정 2017-03-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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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KDB산업은행과 전면전으로 간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8일 산업은행의 컨소시엄 ‘조건부 검토’에 대해 “불허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산업은행이 발표한 ‘조건부 검토’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박 회장 측은 이번 주 중으로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정 대응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금호타이어 매각을 지연시키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산업은행은 원칙대로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의 성공 여부는 향후 6개월 안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컨소시엄을 허용하지만 자금(조달 계획안)을 보고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산업은행의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더블스타와 공동인수 가능성에 대해 묻자 답을 하지 않았다. 이어 “모든 키는 산업은행이 쥐고 있다”며 “산은이 하라고 하면 할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22일 주주협의회에 부의된 안건을 논의한 결과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요청을 부결했다. 대신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 내에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면 다시 한 번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에 산은이 고수했던 컨소시엄 ‘원칙적 불허’ 입장 선상에서 내린 결론이다.

금호그룹은 주주협의회 결과가 알려지자 바로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결시키고, 자금계획서를 제출하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이율배반적인 결정은 이해할 수 없으며 검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절차상 문제’를 근거로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의 ‘조건부 허용’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매각 조건을 쟁점화시키는 배경에는 고용 보장 등 세부 사항에서 논쟁을 일으켜 10월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한 뒤 공문을 보낸 것은 지난 13일이다. 이날 금호그룹이 받은 공문에는 매각 주식 수, 매각 가격만 적혀 있었다. 일반적으로 우선매수청구권자에게는 세부적인 매각 조건까지 담긴 서류를 발송한다.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이 반발하자 매각 조건 중 일부를 발췌해 20일에 전달했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체결한 본계약 세부 사항을 보면 금호타이어 고용 보장 기간은 2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과 인수ㆍ합병(M&A)을 할 때 고용 보장 기간은 주로 5년이다”고 말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산은으로부터 매각 조건 풀버전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며 “따라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한도 13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소송, 상표권 분쟁 등을 통해 절차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아직 법적 대응 여부를 내부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며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의 경우 보통 40일밖에 안 걸리지만 상고, 항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에 자신이 있다면 기한 자체가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미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에 수일간 여유를 주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선매수청구권 기한이 연장되더라도 7일 이내 짧은 기간이 검토되고 있다”며 “늦어도 4월 20일 전후에는 금호타이어의 거취가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만약 이 기간 내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산은은 더블스타와 딜을 마무리 짓는다. 산은 관계자는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내지 않았을 경우 딜 마무리 의지는 더블스타에 달려 있다”며 “박 회장의 소송 여부와 관계없이 산은이 더블스타와의 계약을 미루거나 무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더블스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매각 중도 포기나 박 회장과의 공동 인수 가능성에 대해 “그런 검토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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