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19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유세 전쟁에도 불이 붙었다.
당 후보 선출 뒤 한동안 문 후보를 추월했다가 다시 추격하는 위치에 놓인 안철수 후보는 보다 공격적이었다. 이날 자정부터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선거운동에 돌입한 안 후보는 아침에 광화문 세종로에서 첫 유세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19대 대선이 국민의 선거임을 선언한다”면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선거에서 누가 개혁의 적임자인지, 누가 미래를 만들 지도자인지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미래를 여는 50대 젊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문 후보 측이 ‘스탠딩 토론’을 거부한 데 대해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공격한 데 연이어 ‘젊은 대통령’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안 후보는 “계파 패권주의와 싸우겠다. 계파 패권주의는 끼리끼리 나눠 먹으면서 국민을 분열시켜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친문패권주의’를 비난했다.
선거운동 시작일 야권 심장부인 호남을 향한 구애전도 이어간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전주를 찍고 광주로 달려가 금남로에서 유세전을 벌일 예정이다.
문 후보는 첫날 일정에서 통합과 일자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대구를 찾아 2·28 민주의거 기념탑 참배로 선거운동을 시작, ‘일자리 100일 플랜’ 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문 후보는 대전을 지나 수도권을 타고 올라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저녁 집중 유세를 마치고 제주로 날아가는 강행군을 벌인다. 문 후보는 18일 제주에 이어 호남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일단 현재 판세는 문 후보가 오차범위 접전 속 우위를 보이는 양상이다. 17일 발표된 조선일보-칸타퍼블릭의 여론조사 결과, 원내 5개 정당 후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는 36.3%, 안 후보는 31.0%로 나타났다.(전국 성인 1058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같은 날 발표된 서울경제-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에선 문 후보 42.6%, 안 후보 36.6%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전국 성인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모두 선거운동 시작 직전 이뤄진 조사로, 향후 어떻게 여론이 요동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로선 안 후보가 다소 불리한 형국이라는 데엔 전문가들의 분석이 대체로 일치한다. 최근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 논란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언 뒤집기 논란, 부인 김미경 씨의 국회 보좌진 사적 업무 지시 논란 등 악재가 겹친 까닭이다. 여기에 안 후보의 지지층이 문 후보의 지지자들보다 충성도, 결집력이 약한 모래알 지지층이라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그러나 현재의 지지율은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토론회와 방송사들 주관 토론회 등에서 후보의 실언 등 실수가 나올 가능성, 그리고 검증 과정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의혹이 나올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 한 정치 원로는 “지금까지는 선거운동 시작 때의 지지율이 선거 마지막까지 이어졌지만 이번엔 매우 특수한 경우”라면서 “몇 차례에 걸쳐 굉장히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