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의 압박 강도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브렛 바이어의 스페셜리포트’에 출연해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다시 핵 실험을 실시하면 독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반응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 더욱 강력한 영향력 행사를 요구, 중국과의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6차 핵 실험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석유 금수조치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독자 대북 제재에는 반대해왔다. 이에 틸러슨 장관은 “독자 제재”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에 이런 내용을 전했는지 진위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의 마크 토너 대변인 대행은 27일 기자 회견에서 28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안보리의 임시 외무장관급 회의에 맞춰 틸러슨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장관급)과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틸러슨 장관은 왕 부장과 만나 다시 한번 중국의 대북 압박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장은 27일 뉴욕에서 러시아 고위 관계자와 회담, “북한 정세는 통제 불능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26일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에 대해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경제 제재와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최대로 압박하고 개입하되 협상의 문은 열어 두겠다고도 했다. 이에 압박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