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회사란 개인의 인생단계에 맞는 선택지가 많은 곳입니다. 생애주기에 따라 삶의 무게중심이 직장보다 가정에 치우칠 때가 있는데, 그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환경이 뒷받침돼야죠. 직원이 본인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인재를 키우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신미현 듀폰코리아 인사부문 상무가 강조한 말이다. 신 상무가 생각하는 일하기 좋은 회사란 다양성이 인정되고 배려와 이해가 있으며, 노동의 유연성을 가진 직장이다. 그는 이 같은 가치관을 바탕으로 인사제도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듀폰코리아의 HR(인적자원·Human Resources)부문 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신 상무는 1993년 듀폰코리아에 입사한 후 영업부에서 근무하다 2000년 HR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뒤 지금까지 17년간 인사업무를 담당해 사내 인사통으로 꼽힌다.
“듀폰코리아는 일하는 방식이 다양화돼 있어요. 재택, 시차출퇴근, 모바일오피스 등 여러 근무 형태가 있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일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야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나인 투 식스(오전 9시~오후 6시)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외국계 기업 특성상 미국 본사와 업무 시차를 맞춰 일해야 할 때도 있기에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해요.”
신 상무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는 톱 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늘 솔선수범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했고, 반차를 사용하는 날에는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위해 재택근무한다. 재택에 따른 문서나 전자결재 같은 절차는 따로 없다. 팀원들에게 이메일로 공지할 뿐이다.
“초기 단계에는 조직원들의 이해 부족으로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죠. 공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도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설명했고, 전체적인 이해와 지지를 얻음으로써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했어요. 첫 번째 신청자가 나오고 그 신청자를 통해 제도의 장점을 알게 되면 조직 내에 쉽게 퍼지거든요. 이제 재택근무와 시차출퇴근제는 사용자 집계가 어려울 만큼 많이 이용되고 있어요.”
듀폰코리아는 높은 여성인력 비율도 자랑한다. 그간 여성대표성 제고를 중점사안으로 두고, 여성위원회를 꾸려 멘토링과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과·차장급은 여성이 52%로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부장급 이상 여성비율은 올해 초 30%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조직의 미래를 이끌어 갈 동력인 젊은 세대에도 집중한다.
“우리 조직에 새로운 세대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1980년대 이후 출생자인 ‘N세대’의 비율을 올해 24%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예요. 그리고 가장 큰 화두인 일·가정 양립은 젊은 세대를 조직 안에서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부분이죠.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 등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그들이 가진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채널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