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300선 고지를 목전에 앞두면서 배당주펀드가 다시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연말 배당시즌 특수만 노리지 말고 배당주에 장기투자해볼 것을 추천했다.
18일 KB증권과 에프엔스펙트럼에 따르면 전체 공모형 국내 배당주펀드 54개 중 운용기간 5년 이상, 설정액 50억 원 조건을 충족시키는 펀드는 21개다. 이 중 19개 펀드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2개에 그쳤다.
이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2007년 설정된 신영밸류고배당펀드(주식)(81.7%)다. 허남권 책임운용전문인력(부문장)과 박인희 부책임 운용전문인력(본부장)이 운용한다. 신영고배당펀드(77.3%)와 신영퇴직연금배당펀드(73.6%)도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온수 KB증권 멀티에셋전략팀장은 보고서에서 "1년 내외의 단기성과로 보면 코스피지수를 하회하는 펀드들이 쉽게 눈에 띄지만, 투자기간이 장기일수록 대부분의 펀드에서 초과성과를 기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당주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인식 변화, 배당금 재투자를 통한 복리효과 등이 시간과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인기에 배당주펀드로 유입되는 자금도 급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 배당주펀드의 비중은 지난달 24일 설정액 기준 11.0%로 2012년(2.7%)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된 2015년부터 자금이 확 늘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2015년부터 시중금리가 하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배당률이 국고채(1년) 수익률을 추월했다"며 "배당수익률에 대한 프리미엄이 배당주펀드의 지속적인 투자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 2012년 10월 2.75% 이후 2013년(2.50%), 2014년(2.25%ㆍ2.00%), 2015년(1.75%ㆍ1.50%), 2016년(1.25%)로 매년 인하됐다. 저성장 기조도 동시에 나타났다. 경제의 바로미터인 코스피지수도 지난 5년간 12.0% 상승에 그쳤다. 연평균 오름폭이 2.4%라는 얘기다.
오온수 팀장은 "배당주펀드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중장기 투자시 배당수익 재투자를 통한 복리효과로 알파수익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배당성향도 지난 5년간 꾸준히 상승하며 배당주펀드의 흥행을 이끌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2012년 말 5.2%에 불과했던 현금배당성향은 작년 말 17.81%로 뛰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10대 대기업 기준으로 봐도 기업 배당성향은 3배 이상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제원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며 배당친화적인 기업의 매력이 높아졌고, 이와 함께 친주주 정책 등으로 기업이 배당을 늘리는 추세"라며 "이런 영향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