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도 미국처럼 정치적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한 차례 겪었는데, 후임자인 미셰우 테메르(76) 대통령까지 탄핵위기에 몰리면서 현지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장 초반 10% 넘게 폭락했다. 이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거래가 30분간 중지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통화 헤알 가치는 달러 대비 7% 넘게 추락해 일일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브라질 증시와 통화 가치를 최악으로 이끈 건 테메르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에 대한 현지 유력일간지의 보도였다. 브라질 우 글로부(O Globo)는 전날 저녁, 테메르 대통령이 브라질 육류가공업체 JBS를 통해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이 수감돼 있는 동안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금품을 지급하도록 했다는 정황이 담긴 기밀 녹음본이 있다고 폭로했다.
쿠냐 전 의장은 현재 부정부패 혐의로 복역 중이며 해당 보도에는 쿠냐 전 의장이 어떤 정보에 대해 입을 다물기로 한 것인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해당 녹음본은 JBS 경영진 측이 대법원에 전달한 상태다. 쿠냐 전 의장은 테메르 대통령과 함께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인물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해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과 재선을 위해 브라질 연방예산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탄핵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 뇌물 제공 혐의 논란이 이어지면서 탄핵론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날 테메르 대통령은 TV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며 거듭 말하지만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난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안다. 나의 행동은 옳았다”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국가 재정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고 거듭 강조하며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해당 수사에서 테메르의 유죄로 입증된다면 탄핵 가능성은 커진다. 그렇게 되면 브라질은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 연속 대통령 탄핵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