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가담한 뒤 해외로 6년여간 도피한 전직 축구 선수가 검찰에 붙잡혔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자진 귀국한 전직 축구선수 구 모(36) 씨를 2010년 승부조작에 가담하면서 2500만 원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제주유타이티드 중앙 수비수였던 구 씨는 2010년 6월 6일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소속 팀이 1대 5로 지도록 하고 500만 원을 받았다. 같은해 10월 27일에도 구 씨는 제주유나이티드와 FC서울 간 경기에서 1대 1로 비기도록 하고 2000만 원을 챙겼다. 구 씨와 함께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도 수백~수천만 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구 씨 측은 "2010년 1차 승부조작 당시 받은 금액은 당초 알려진 500만 원과 달리 일부인 150만 원에 불과하다. 2차 승부조작 때는 2000만 원이 아닌 1500만 원을 받았다"라며 "이후 승부조작에 관련된 조직폭력배들이 승부조작을 잘못해 자신들이 피해를 봤다며 제주유나이티드 숙소 인근으로 찾아와 받은 1500만 원을 가져갔고, 이후 5000만~1억 원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 씨 측은 "조직폭력배들로부터의 가족에 대한 협박과 선수로서 국내 리그의 진출이 불가해 불가피하게 생계를 목적으로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고 설명했다.
구 씨는 검찰의 승부조작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0년 12월 인도네시아로 도피했다. 구 씨는 현지에서 일용직 건축일부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오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한인회 지인의 도움으로 교민 자녀들을 상대로 유소년 축구교실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1년 7월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과 연루된 선수들을 일괄 기소했다. 하지만 뒤늦게 가담이 확인된 선수들은 기소하지 못했다. 같은 해 8월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승부조작 경기를 추가 적발했고, 이때 구 씨는 덜미가 잡혔다.
오랜 도피생활로 지친 구 씨는 처벌을 각오하고 자진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