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CPI 제품이 적용되는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직까지 상용화 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CPI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석유화학협회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이후 기자와 만나 “(CPI 필름 상용화 로드맵에 대해) 물론 우리가 좀더 빨리 제품을 내놓아야 하지만, 세트 메이커의 제품 개발과 같이 갈 것”이라며 “현재 세트 메이커가 (폴더블폰 상용화를) 미뤘다가, 당겼다가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일정과 보조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CPI는 뛰어난 내열성과 기계적 특성을 띠는 PI에 무색·투명한 성질을 더한 소재로, 디스플레이 기판 소재로 사용되는 유리를 대체할 수 있어 폴더블폰의 핵심적인 부품으로 떠올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부터 약 900억 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공장에 CPI 필름 양산 설비 구축에 나섰다. 연내 생산설비를 완공할 예정이지만, 최종 수요처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폴더블폰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아 양산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의 상용화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CPI 필름 사업의 개화도 다소 늦어질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전체 휴대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까지는 0%에 머물다가 2019년부터 0.1%로 점차 증가해 2020년 0.7%, 2021년 2.2%, 2022년 3.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날 박 사장은 중국 사업이 하반기에도 계속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 사장은 “중국 사업이 지금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좀 풀어져야 되지 않겠냐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2분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따라 산업자재 부문의 중국 현지 사업이 부진을 겪으며 수익성이 하락했다. 산업자재 부문은 영업이익 3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물량이 줄면서 중국법인을 통해 납품하는 코오롱의 자동차 시트 등의 소재도 감소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
한편, 이날 열린 석유화학협회 사장단 회의에서는 석유화학 시장 상황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새 정부 들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박 사장과 함께 석유화학협회장인 허수영 롯데그룹 석유화학 BU장, 임승윤 석유화학협회 부회장,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대림산업 김재율 사장, SKC 이완재 사장, 여천NCC 최금암 사장, OCI 김재신 사장, 태광산업 홍현민 사장, 한화케미칼 김창범 사장, 한화토탈 김희철 사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