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8일(현지시간) 갑작스레 경질됐다.
백악관 부대변인 사라 허커비 샌더스는 배넌의 임기가 이날이 마지막이라고 발표했다. 샌더스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은 오늘을 배넌의 마지막 날로 하는데 서로 합의했다”면서 “우리는 그의 노고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넌은 백악관의 실세이자 극우 성향의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사태 당시 트럼프에게 극우만 비난하지 말고 양비론적 태도를 보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트럼프는 실제로 샬러츠빌 태러를 두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배넌은 최근 진보 성향의 매체인 아메리카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에 군사적 해법은 없다”며 “전쟁이 나면 30분 만에 한국에서 수천만 명이 죽을 텐데 어떻게 군사적 옵션을 쓰냐”고 말했다. 군사적 해법을 배제한 채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당시 배넌의 발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부정한 것이기도 해 논란이 됐다.
경질은 이 인터뷰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넌의 발언이 있고 난 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 말을 뒤집고 “군사적 대응책을 마련해 두었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이 “배넌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말에 틸러슨은 대답을 회피했다.
뉴욕포스트는 배넌은 트럼프의 오른팔 역할을 자처했지만 최근 행정부의 주요 정보를 언론에 흘린 유출자로 지목받았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다른 백악관 소식통은 “언론에서는 배넌의 경질을 요란하게 보도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는 현재 어떠한 프로젝트나 책임도 맡은 게 없다”고 설명했다.
배넌의 경질을 트럼프와 민족주의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매체인 아메리칸그레이트니스의 편집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래가 위험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