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전 최고경영자(CEO)가 각종 악재로 홍역을 치른 우버테크놀로지의 유력한 차기 CEO로 부상했다. 140년 역사의 미국 제조업체 GE에서 잭 웰치 전 CEO의 뒤를 이어 회사의 백년대계에 방점을 찍었던 이멜트가 우버를 살려낼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멜트와 나머지 2명의 CEO 후보가 더해져 총 3명이 차기 우버 CEO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멜트는 나머지 후보들보다 우버 이사회의 지지에서 앞서 있다. 특히 아리아나 허핑턴 우버 이사회 의장이 가장 강한 입김을 발휘하고 있는데, 허핑턴이 이멜트를 지지한다고 알려져 차기 CEO로 이멜트가 낙점될 가능성이 커졌다.
1982년 GE에 입사한 이멜트는 2001년부터 웰치 전 CEO의 후임자로 GE를 이끌었다. 강력한 리더십과 충성심으로 16년간 CEO 자리를 지켜온 그는 지난 6월 돌연 자리를 내놨다. 현재 그는 GE 이사회 의장이나 이것도 연말까지만이다.
포브스는 16년간 미국의 대표 기업을 이끌었던 인물인 만큼 이멜트가 우버를 잘 경영할 수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멜트가 GE에 취임한 직후 공교롭게도 2001년 9.11테러와 엔론 파산 사태, 2002년 분식회계가 발각된 월드콤 파산 사태 등 굵직한 악재들이 연이어 터졌다. 이 때문에 이멜트는 웰치 전 CEO의 그늘에 가려졌으나 이후 자신만의 스타일, 이른바 ‘GE WAY’로 GE의 경쟁력을 키웠다.
웰치 전 CEO가 강한 카리스마를 뽐냈던 반면 이멜트는 온화한 분위기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기업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썼다. 위기관리 능력도 탁월했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에게 30억 달러(약 3조4155억 원)를 조달받아 자금 숨통을 틔우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극복하고자 금융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결단을 내기리도 했다. 2011년에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제조업 모델을 제시하며 정보·기술(IT) 산업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사업 환경에 발빠르게 대비했다.
이멜트는 GE 수장으로 오래 일하면서 월가와도 친분을 쌓았다. 이는 우버가 기업공개(IPO)를 하는 데도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우버는 아직 IPO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IPO를 요구하고 있다.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전 CEO가 사임한 지 2개월째인 우버는 성희롱, 마초 문화 등 부적절한 기업 문화로 홍역을 앓았다. 우버의 전직 엔지니어였던 여성이 직장 내 성희롱을 폭로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앞서 새 CEO로 여성이 적임자가 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였던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차기 CEO 자리를 고사하면서 여성이 CEO로 내정될 가능성은 줄었고, 현재도 차기 CEO 후보군에 여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CEO뿐 아니라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임원 자리가 공석이다. 빠른 재정비를 요구받는 이유다. 우버 관계자는 “차기 CEO를 내정하는 데 결코 완벽한 선택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모두가 지쳐 있는 상황”이라며 “우버를 변화시킬 유능한 사람이 빨리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우버 이사회는 앞으로 2주 안에 차기 CEO를 뽑는 표결을 할 예정이다. 이사회의 CEO 선출은 만장일치 방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