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회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SK케미칼에게 큰 호재가 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사용하는 화장품 용기가 SK케미칼이 생산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PETG) 원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국내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보인 성과라 더욱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가동을 시작한 SK케미칼의 PETG 신공장 가동률이 60%로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가동률을 밝힐 수 없지만 가동률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PETG는 SK케미칼이 2001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가공성과 성형성이 뛰어나 화장품 용기와 전자부품, 건축자재, 광학필름 등에 적용된다.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의 수요 증가로 PETG 공장이 가동률이 100%에 달하자 900여 억 원을 투입해 증설을 결정, 지난 4월 신공장을 완공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케미칼 PETG 생산능력(케파)는 기존 약 2700억~2800억 원에서 신공장 증설 이후 약 4000억~45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SK케미칼의 신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는 데는 중국 화장품 용기 수요가 증가한 효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화장품 회사들이 세계 시장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글로벌 화장품 메이커를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사용하는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중국 기업들이 따라 채택하면서 중국 시장 내에 친환경 소재인 SK케미칼의 PETG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전 세계 친환경 화장품 용기 시장은 SK케미칼과 미국 화학업체 이스트먼이 양분하고 있어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뿐 아니라 북미나 유럽에서도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이 하반기 가동률의 상승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케미칼 관계자도 “사드 보복에 대한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