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철강업계가 손잡고 미국의 전방위적인 수입 규제 강화에 공동 대처하기로 머리를 맞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등은 3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철강업계 상생협력 간담회'에 참석해 정부와 통상 현안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백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우리 철강산업은 4차산업혁명에 대응해 첨단 고부가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주요 철강 수입국의 수입규제 확대, 미국의 232조 안보 영향 조사 등 통상 현안에 대해 민관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부터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진행한 '수입 철강의 안보 영향 조사'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의 방향은 미국 내 철강 산업을 국가 안보 이슈와 연결해 철강 생산과 자급력을 높이고 수입 철강에 보호무역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1순위 업종으로 우리나라 철강업계를 거론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현대제철과 넥스틸, 세아제강 등이 수출하는 유정용강관(원유ㆍ천연가스 채취에 사용되는 고강도 강관)에 대해서는 값싼 중국산 자재를 수입, 재가공해 미국에 보낸다는 게 미국 현지 철강업체들의 주장이다. 철강업계는 미국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철강업계는 이번 간담회에서 부적합 철강재 수입 급증, 미국 수입규제 등 통상 현안 대응 어려움과 환경규제 확대로 인한 업계 부담 증가, 전기요금 상승 우려 등의 애로사항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철강 업계는 올해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고, 중소업체와의 상생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해마다 1000명 안팎으로 뽑던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연간 1500명 수준으로 늘린다. 이는 지난해 대비 88% 증가한 규모다. 또한, 2020년까지 약 6000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기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2차 협력사에도 현금 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물품지급 펀드 5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43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기로 했다. 작년보다 12%가량 늘었다. 또 현대제철은 기존 200여 개 원료공급사와 철강가공업체 등에 제공 중인 상생협력프로그램(시설투자ㆍ운영자금ㆍ기술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올해 작년보다 3배 증가한 115명의 정규직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아제강은 자사 제품을 소재로 해 최종 완제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ㆍ중소기업에 자금과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정부도 우수 사례를 적극 홍보하는 한편, 상생협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