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투자 전문 지주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계열사 주식 보유를 통한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국내 지주회사와는 달리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통해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5일 SK㈜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거래금액 기준 M&A 거래 상위 10위권사에 사모펀드(PEF)가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국내 기업 SI(전략적 투자자) 중 지주사로서는 유일하게 SK㈜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 지주회사는 지난 2003년 지주사 제도가 도입돼 역사가 비교적 짧고 도입 취지 역시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돼 있었기에 적극적인 사업확장을 통한 자체 성장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기술과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지주사에도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SK㈜는 지주사 전환 10년째를 맞이해 비전을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정하고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SK㈜는 올해 초 SK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하고 최근 기업결함심사를 마쳐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또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세계적 제약회사인 BMS의 아일랜드 생산공장을 통째로 인수하며 글로벌 원료의약품 생산기업 톱 10 진입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
해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7월 중국 2위 물류기업인 ESR(e-Shang Redwood Group)에 투자해 급성장 중인 중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 대응에 나섰으며 전 세계 공유경제 확산에 맞춰 미국의 1위 개인간(P2P) 카셰어링 기업 투로(Turo) 투자도 검토 중이다.
SK㈜는 최근 SK그룹 내의 ‘딥 체인지(Deep Change·근원적 변화)하지 않으면 서든데쓰(Sudden Death)할 수 있다’는 강력한 변화 의지에 맞춰 이 같이 활발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SK㈜는 지배구조 개선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선정하는 지배구조 및 사회적책임경영(ESG) 최상위등급(A+)을 받았다. ESG는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기업활동을 통한 사회 기여도를 기준으로 등급이 정해지며 올해는 유가증권 상장사 760여 개 기업 중 SK㈜를 포함 단 5개 기업만이 A+등급을 받았다.
SK㈜ 관계자는 “투명한 경영활동은 기본이고, ‘딥 체인지’ 실행을 위해 신성장 동력 육성과 활발한 투자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 미래 산업에 기여한다는 심정으로 장동현 최고경영자(CEO)와 전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